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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책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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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 저, 권남희 역, 들녘 출판사


생태학, 승자의 조건, 프로이드 심리학 입문, 1일 1식까지 전부 조금씩은 지루하고 전문 서적 분위기가 나는 책들이라 

이번에는 좀 재밌는 걸 읽어보자고 해서 펴본 책. 구입한 동기는 권남희 번역가의 《번역에 살고 죽고》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어서였다. 유명 번역가의 글을 살펴보자는 이유도 있었고.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러서 싸게 샀는데 읽고 나니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낱권으로 된 소설은 애초에 읽어야 할 이유를 잘 못 느끼는데다가  

(뭔가 뜬금없이 내가 읽어야 할 이유도 없는 사건이 막 터졌다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라서)

일본 소설에는 거의 관심이 없어서 어찌 보면 인연이 없는 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읽어 보니 참 재미가 있더라.

아래는 네이버 책 소개 내용.


2006년 제135회 나오키상 수상작. 도쿄 교외에 있는 인구 30만 명의 ‘마호로 시’. 30대 중반의 주인공 다다 게이스케는 한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리다 지금은 이혼하고 혼자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내보이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폐쇄적인 삶을 살면서,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하는 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한 그에게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 교텐 하루히코가 빌붙는다. 


다다 심부름집은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무조건 의뢰를 받아들이는 게 방침이다. 매일매일 심부름집에는 다양한 의뢰가 날아든다. 누가 봐도 하잘 것 없는 의뢰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누군가의 손길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각양각색의 사연이 숨어 있다. 치와와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소녀가 있고, 사랑과 관심을 쏟고 싶은 강아지를 찾는 창녀가 있고, 부모의 무관심 때문에 위험천만하게 마약을 배달하는 초등학생이 있다. 또한 살인범인 친구를 지켜주려는 사춘기 여고생의 우정이, 낳아준 부모를 찾는 청년의 애틋한 사연도 있다. 


세상과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살아가려는 다다는 애써 눈을 감고 이들의 사연을 무시하려 하지만, 교텐이 다다의 생활 속으로 끼어드는 순간, 그의 생활신조는 여지없이 흐트러진다. 엉뚱하고 생뚱맞지만 기꺼이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교텐. 다다는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오지랖만 넓은 교텐이 한심하다며 불평을 토해내지만, 어느새 자신도 이들의 삶 속에 뛰어들어 울고 웃는다. 


순탄치 못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것과 고교 동창이라는 점을 빼면 공통점이라곤 눈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두 남자. 다다는 너무나 신중하고 소심해서 우유부단해 보일 정도로 답답한 ‘햄릿’인 반면, 교텐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상식보다 감정을 따르는 ‘돈키호테’다.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의뢰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둘은 항상 엇박자를 내면서 티격태격한다. 교텐은 다다가 자신의 상처를 직시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국 인생 패배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뛰어넘어, 세상과 새롭게 조우하게 된다.


책을 읽고 나면 어떤 교훈이 남기야 남겠지만 꼭 그런 것에 구애되지 않고 그냥 '저런 이야기가 있더라'하는 수준에서 

읽어도 재미가 있다. 심부름집 주인이 무슨 일을 겪는지 내가 알 필요가 있겠나, 하고 생각하면 아예 손을 댈 필요도 없는 

소설이겠지만 별 생각없이 그냥 첫 장을 펴서 줄줄 읽다 보면 묘한 재미가 느껴지고 등장인물들이 막 좋아지는 인간미 넘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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