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입학하고 서점을 기웃거리다가 샀던 책인데 이번까지 세 번쯤 읽은 것 같다.
사자 마자는 줄까지 그으면서 읽었던 모양이고 중간에 한 번쯤 슬쩍 읽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세 번째 보면서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머릿속이 깨끗한 걸 보면 이전에는 제대로 읽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책은 프로이드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 그가 정신분석학이라는 분야를 일궈가는 과정,
프로이드 이론의 기본 체계와 개념 등을 소개한다.
1950년대에 쓰인 책인데 제목 그대로 프로이드 심리학에 발을 들이기에는 딱인 것 같다.
꼼꼼하게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이드, 자아, 초자아의 기능과 인간의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이 세 가지 요소의 역학 관계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는데, 아이가 어른으로 커가면서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가를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여서 좋았다.
부모가 다르고, 학교가 다르고, 담임 선생님이 다르고, 친구가 다르고, 또 진학 기회가 다르고...
이렇게 아이가 커가면서 경험하는 것이 모두 다르고 또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어하고 가르치는지가 천차만별이라 다들 같은 사회의 비슷비슷한 틀 속에서 자랐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다들 다른 심리 상태에 놓이게 된다. 책을 읽다가 중간중간에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서
나의 성장기는 어떠했고 지금 나의 행동 방식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가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생각해봤다. '혹시 나는 고등학교 시절의 나에게 고착되어 남들처럼 어른이 되지 못한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그러면 안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하는 답이 불쑥.
그리고 대체 '어른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가끔 생각해보는 주제이긴 한데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를 보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른이란
'닮지 말아야 할 존재'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흔한 어른의 모습이 싫어서 내가 청소년기의 추억에 매달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다음에는 《꿈의 해석》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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