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재미있는 책, 또 재미없는 책도 읽고
어른들이 읽는 책 외에 아이들이 읽는 책도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보던 책은 자라면서 친척들에게 주거나 어떻게 처분했지만 그래도
몇 권이 책장에 남아 있어 가끔 봐야겠다 싶다.
그래서 골라놓은 것 하나가 《어른들은 다 똑같아》이다.
국민학교 시절에 선생님들이 쓴 동화인데, 모두 학교 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가 6학년이 되면 - 작가: 박종영
사랑의 쌀 - 작가: 박종영
어른들은 다 똑같아 - 작가: 고승은
느티나무가 된 아이 - 작가: 고승은
할 말은 해야지 - 작가: 신명기
난 멀쩡하단 말이야! - 작가: 신명기
싸구려 땡! 준호 - 작가: 김성구
돼지 마을 아이들 - 작가: 김성구
우리들은 자란다 - 작가: 박인철
선생님, 나도 해주세요 - 작가: 박인철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문제를 경험한다.
친구, 선후배, 선생님과의 마찰 도대체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시키니까 영문도 모르고 해야하는 일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가 여러 명이고 풀어내는 방법도 각기 다르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고 선생님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이다.
저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할 말은 해야지>였다.
'새질서 새생활'이라는 활동 때문에 아이들이 아침부터 일찍 도로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을
다룬 이야기인데, 나도 어릴 때 저런 걸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이해가 갔다.
질서를 지키지 않는 건 어른들인데 아이들이 동원돼서 한참을 서 있어야 한다는 게 참...
결국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새질서 새생활 활동에 대해 학급 회의를 열고
자신들의 의견을 교감 선생님에게 전달하기로 한다.
담임 선생님이 그 회의록을 보고 "그래, 할 말은 해야지!"라고 외치는데
그게 참 통쾌했다. 아이라서 어리다고 자신의 정당한 의견을 어른에게 말 못할 이유는 없다.
상대가 선배라고, 어른이라고, 자기보다 힘이 세다고, 또 돈이 많다고 억눌려 살아서는 안 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할 말을 못하게 하고 옳은 말을 듣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지금이 이 책이 쓰인 80년대보다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여전히 할 말을 다 못하고 사는 세상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어른들은 다 똑같다.
단순한 동화집이지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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