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를 봐서 다행이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NBA 선수가 된 코비 형(?).
조던을 따라한다는 비난이 많았지만 그때 나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좋아했다.
첫 시즌에는 에디 존스라는 훌륭한 슈팅가드가 있어서 후보 선수로 시작했고
고졸 선수라는 것 외에 큰 주목을 못 받았지만,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고
패기 넘치고 발랄(?)한 경기 스타일에 내 눈이 끌렸다.
그러다가 덴버에서 벌어진 어떤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나는 코비를 싫어하게 됐다.
그 후로 실력은 인정했지만 마음은 주기 싫은 그런 선수로 주욱 지켜봤다.
8번 대신 24번을 달고 다시 우승을 할 때도 LA가 아닌 팀들을 응원했지만
온갖 부상에 악전고투하는 말년이 되니 짠한 마음이 들더라.
코비를 우러러보았던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이
오늘날 나의 일부분을 이루었기 때문인지,
코비가 떠나는 것이 왠지 고교 시절의 나를 떠나보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오늘 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부상과 마지막 경기라는 부담감에
멋진 마무리를 못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코비는 끝까지 코비였다.
마지막 경기다 보니 동료들이 패스를 몰아줬고 제 멋대로 슛을 던져대는 모습이
유쾌하고 웃기기까지 했다. '그래도 코비니까 50점 넣고 끝내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 더 했다. 최고의 은퇴 시합!
경기를 보던 중에 아쉬운 마음이 자꾸 들어서 오래 전 수집했던 코비의 NBA 카드를 꺼내봤다.
마이클 조던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겂없이 덩크를 하려 했던
애송이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이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선수가 아닌 코비 브라이언트도 TV에서 농구계에서 자주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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