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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책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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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에 읽은 책. 

초판 발행일자는 1989년 2월 1일, 내가 읽은 것은 1990년 7월 10일에 나온 21쇄에 해당한다. 

이 책 역시 책장에 수년간 꽂힌 채 안팎으로 색이 바랬다. 

아버지가 구입하셨거나 아니면 가족 중에 누가 어딘가에서 가져온(?) 책인 듯하다. 

저자인 필립 체스터필드는 17~18세기 영국 정치가다. 

책 날개에 실린 소개문은 이렇다.


영국 최대의 교양인이며 정치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에 선출되어 폭넓은 지식과 

뛰어난 웅변으로 당시 정계를 주름잡았다. 또 계몽사상가 볼테르나 A.포프, J.스위프트 등 

작가, 시인과 깊은 우정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네덜란드 대사로서 헤이그에 주재 중 얻은 아들에게 보낸 서간집인 이 책은 

문학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자애에 넘친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최고 걸작이자 인생론의 명저로서 1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애독되어 왔다.


이 책의 원제는 《(Lord Chesterfield's) letter to his son》이다. 

오늘날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와 별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펼쳐본 책이었으나

생각보다 재미있고 깊이가 있었다. 

아마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진지하게 조언하는 형식이기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았나 싶다. 

글이 다루는 내용의 배경이 18세기이지만 약 300년 전의 조언은 지금도 통할 만하다. 

무도회에서 귀부인들을 대할 때의 예절, 영국 귀족들의 생활, 궁정 이야기 같은 몇몇 예시가 

현시대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조금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지금도 비슷한 상황은 얼마든지 있다. 

숙고하고 지혜를 발휘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될 일이다. 

그밖에는 시대를 막론하고 옳다 할 수 있는 교훈이 가득하다. 

공부, 예절, 독서, 재정 관리, 우정 등 일견 뻔해 보이지만 

누군가에게 직접 들으려 했다면 분명히 아주 값비싼 조언이었을 글이 

대략 220쪽에 걸쳐 수록되어 있다. 몇 가지 발췌를 해보자면...


(53-55쪽)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한다. 그리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절대로 내일까지 미루지 않는다. (...)

사람과 만나고 있을 때는 보는 것 듣는 것 모두에 주의를 기울인다. (...) 다른 일을 생각하려면 무엇 때문에 왔단 말인가?

(...) 이런 사람은 놀이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정신이 산만해져서 일을 할 수 없으면 놀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 (...) 무슨 일이든,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할 정도면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낫다. (...) 모든 일은 할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 둘 중의 하나이다. 그 중간은 없다. (마치 스타워즈 에피소드5에서 요다의 대사 "하거나 안 하거나 둘 중 하나지, 해보는 건 없다." 같은 느낌)


(58쪽)

물건을 살 때는, 필요하지도 않은데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사는 일이 없도록 해라. (...) 관심을 가질 가치가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71쪽)

책을 읽을 때는 목적을 하나로 집중시켜 그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는 다른 분야의 책은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87쪽)

자기 자신이 확고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론 따위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말하고 싶은 것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이다.


(174쪽)

현재의 자기의 반 이상은 흉내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중요한 것은 좋은 예를 선택하는 일, 그리고 무엇이 좋은가를 판별하는 일이다.


옛날 책이라 그런지 맞춤법이나 표기법, 문투나 국어 표현에 약간 문제가 있으나 

최근판을 새로 사서 읽기는 좀 그렇고... 

어쨌든 내용 때문에라도 한 번은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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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내 아들에게
'지금 이 때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너의 인생을 결정한다
1. 지금이야말로 네 인생의 기반을 닦을 때다
2. 자기의 향상에 '지나친 노력'은 없다
제2장 '인간의 그릇'을 크게 만들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남이 하는 정도'로 만족하면 발전은 없다. 먼저, 욕심을 크게 갖고,다음은 의지의 힘,집중력을 쏟아라
1. '이렇다 할 노력을 하지 않고'자란 거목은 없다
2.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은 사람은 크게 뻗어 나간다
3. 상대편도 너와 똑같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4. '자신의 가치관'만으로 세상을 헤아리지 말라
5. '사회'라는 거대한 미로의 입구에 서 있는 너에게
제3장 '최고의 인생'을 보내는 나날의 마음가짐
일(공부)이나 놀이를 모두 힘껏 해라
1. 오늘의 1분을 웃는 자는 내일의 1초에 운다
2. 지혜있게 놀면서 자기를 발전시켜라
3. 일의 기쁨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한량'이 될 수 있다.
4. 한 가지 일에 '전심전력'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
5. 백 원으로 '일생의 지혜'를 손에 넣는 현명한 금전 사용법
제4장 자신의 '틀'이 굳어지기 전에 해두어야 할 일
책을 많이 읽어라. 그리고 여하튼 '밖'으로 나가 보아라
1. 왜 젊었을 때에 '역사'에 흥미를 갖는 일이 중요한가?
2. 나는 '역사'로부터 이만한 것을 배웠다.
3. 인생의 결정적 지혜 '책을 읽는 습관'
4. 눈과 귀와 발로 배운 지식이야말로 참 '지식'이다
5. 자기의 '틀'이 굳어지기 전에 해두어야 할 일
제5장 자신의 '의견'을 가져라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발전하지 못한다. 판단력,표현력을 갖추는 결정적방법
1. '타인의생각'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있지 않는가?
2. 너에게는 사물을 생각하는 훌륭한 '두뇌'가 있지 않은가?
3. 어떠한 때에도 흐려지지 않는 올바른 판단력을 기른다
4. 근거 있는 이야기만으로는 훌륭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
5. 어떻게 하면 자기에게 '설득력'이 붙는가?
6.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말씨'를 날마다 어떻게 갈고 닦아야하는가?
7. '자기의 이름'에 자신과 긍지를 가져라
제6장 일생의 우정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자기를 발전시켜 줄 친구, 이끌어 줄 친구를 어떻게 찾으며 어떻게 사귈 것인가?
1. 친구는 너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2. 어떠한 사람과 교제해야 자기 자신이 발전하는가?
3. 강한 결의와 의지로 몸에 익힌 교제술
4. 사람을 '있는그대로'평가하는 안목을 길러라
5. '허영심'을 '향상심'으로 승화시킨다
6. 솔직하게 '감사할 줄 아는 인간'이 될 수 있는가?
제7장 '인간관계'의 비결
남을 뒤에서 칭찬하고 있는가? 배려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가?
1.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인간교제'의 대원칙
2. 자기에게 '무게'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3. 그룹 교제에서 성공하는 비결
4. '배려'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
5. 친구가 많고 적이 적은 사람이야말로 '강자'다
제8장 자기의 '품격'을 기른다
학문만이 공부가 아니다
1. 장식이 없는 '골조만의 건물'이 되지 말라
2. 타인의 '장점'을 끝까지 흉내내라
3.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 방법
4. 남에게 '호감'을 사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가?
5. '학문'으로 배울 수 없는 교육이야말로 중요하다
6. 상황에 따른 예절
제9장 내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최대의 교훈'
인간은 야무져야 살아갈 수 있다
1. 인생 최대의 교훈 '언행은 부드럽게,의지는 굳게'
2. 야무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3. '용서받을 수 있는 거짓말'을 재치 있게 사용할 수 있어야 제몫을 하는 인간이된다.
4. 사회에서는 '친분관계'도 네 실력의 하나이다
5. 라이벌에게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가
6. 내 아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어드바이스
옮긴이의 해설


네이버에서 '필립 체스터필드'로 검색하면 《Letter to his son》을 번역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http://book.naver.com/search/search.nhn?query=%ED%95%84%EB%A6%BD+%EC%B2%B4%EC%8A%A4%ED%84%B0%ED%95%84%EB%93%9C&frameFilterType=1&frameFilterValue=6000004753

저자가 18세기 사람이고 사망한 지 한참 지나서 저작권이 소멸했으므로

어떤 출판사에서든 번역하여 책으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꽤 훌륭한 책인지라 나 역시 우리말로 옮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제목만 달리하여 이미 수십, 수백 권이 나온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 

원저는 하나인데 제목이 중복되지 않게 혹은 독자 눈에 더 튀려고 

조금씩 다르게 이름 붙인 번역서들을 보면 원제에서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온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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