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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책

SUPER MARIO - 닌텐도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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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말에 읽은 책. 

최근에 wii로 슈퍼마리오 게임을 열심히 한 까닭에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구입했다. 


내가 마리오를 처음 접한 때는 아마도 1989년도일 것이다. 

그 무렵에 재믹스의 「슈퍼보이」로 마리오를 간접 체험했는데 89년 말에 현대 컴보이가 출시되면서 

마리오의 존재를 알게 됐다. 청소년 과학 잡지 같은 데서 광고 이미지를 접한 것 같기도 하고... 

강원도 화천 부근에 살던 당시에는 주변에 패미컴이나 컴보이를 가진 친구가 없었다. 

진짜 마리오 게임을 해본 것은 91년에 강릉으로 이사를 가서였다. 

우리 뒷집 꼬마애가 게임보이를 산 덕분에 난 「슈퍼마리오 랜드」를 해볼 수 있었다. 

그때 게임을 하며 들었던 멜로디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다음해에는 서울로 이사를 했고 패미컴 복제 게임기를 하나 사서 마리오를 집에서 하게 됐다. 

서울에는 패미컴이나 그 해 국내 출시된 슈퍼컴보이(슈퍼패미컴)를 가진 친구들이 있어서 

놀러 갈 때마다 슈퍼마리오3나 슈퍼마리오4를 할 수 있었다. 

마리오4에서 노란 망토를 달고 날 때 타이밍 맞춰 십자키를 누르면 마리오가 계속 공중부양을 하는데 

그 기술을 익히려고 한참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이 추억은 2000년대 들어 NDS와 닌텐도wii를 구입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나는 마리오 게임을 열심히 한다. 

아무튼 1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에 이르는 지금까지 마리오 게임을 열심히 했다는 말은 

닌텐도의 홍보 전략 혹은 이 기업이 만들어낸 '재미'에 줄곧 노출되어 그 끈을 놓지 않았다는 뜻과 같다. 

슈퍼패미컴 시대 이후에 차세대 게임기 경쟁이 일어났던 몇 년간은 관심이 좀 멀어지긴 했지만 

마리오와 닌텐도는 또 어느 틈에 다시 돌아와 내 장식장을 채웠다. 


《SUPER MARIO - 닌텐도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는 닌텐도가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정확히 말하면 2011년까지)의 발자취를 '마리오'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1980년 닌텐도 아메리카의 설립에서 시작하여 

1981년에 아케이드 게임 「동키콩」에 등장한 목수 점프맨이 마리오라는 이름을 얻어 독립적인 게임으로 탄생하고, 

이후 마리오와 닌텐도 주식회사가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게임보이, 닌텐도64, NDS, 닌텐도wii로 이어지는 여정에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세세하게 알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게임에 관심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대강 알 만한 이야기가 많다. 

어릴 때는 뭔지 잘 몰랐지만 게임 잡지를 펼 때마다 나오던 '아타리 쇼크' 사태라든가 

90년대 초중반 세가와 닌텐도의 격돌, 90년대 후반 소니와 닌텐도의 경쟁, 2000년대 중반 닌텐도의 부흥 같은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잘 설명되어 있다. 어찌 보면 게임업계의 역사를 닌텐도 중심으로 다시 쓴 책이라고 해도 되겠다. 

(얼마 전에 썼던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와도 일부 내용이 연계된다.)


사실 이 책은 2011년에 원서가 나왔을 때 직접 번역해보고 싶어서 에이콘 출판사에 직접 연락을 해보기도 했다. 

그때 이미 번역이 거의 다 끝났다는 답이 와서 낙심했는데 정작 책이 나온 시기는 2015년 3월이었다. 

내부 사정이 있었겠지만 너무 늦게 나왔다. 성공한 기업의 역사를 다룬 책이니 언제 봐도 가치는 있겠지만 

2015년은 닌텐도wii의 인기가 한참 사그라지고 아예 땅속으로 꺼져버린 시기다. 

NDS와 wii로 인기가 아직 좋을 무렵이 2011년경이었고 그때 나왔어야 이 책이 빛을 봤을 텐데 너무나도 늦었다. 

게다가 출간에 무려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들었기에 번역과 편집이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워야 할 텐데 그렇질 못하다.

닌텐도의 미국판 게임과 일본판 게임의 캐릭터 명칭을 한쪽에 맞춰 완전히 통일하든가(가급적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쪽으로)

지금 책에 달린 역주보다도 주석을 훨씬 많이 덧붙일 필요성이 있고, 

후반부로 가면 주술 호응조차 안 되는 문장이 몇 군데 보인다. (번역자가 너무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쿠파와 보우저가 동일 캐릭터라는 설명이 없고 토드스툴 공주가 언제부터 피치 공주로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 

크게 관심을 뒀던 책이라 그런지 형식상의 오류나 부자연스러운 문장들이 눈에 더 많이 띄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래도 게임을 좋아하고 마리오를 정말 좋아한다면 

읽기 불편한 일부 문장과 품질에 맞지 않는 가격(정가 19500원)을 감수하고도 읽어볼 만한 책이란 생각. 



네이버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841405


책 소개


『닌텐도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에서 저자는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닌텐도를 구해낸 슈퍼 히어로가 스마트폰 게임의 격랑의 시대에서 또 다시 닌텐도를 구해낼 수 있을지 해답을 찾아본다. 우리와 함께 하며 자라난 닌텐도 게임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며, 일본의 화투 회사가 어떻게 해서 경쟁이 치열한 비디오게임 산업을 지배하는 위치에 오르게 됐는지 설명해 준다.


목차


PART 1아케이드 게임의 열기 
1장 아기 마리오: 닌텐도 아메리카의 탄생 
2장 마리오의 예술가: 미야모토 시게루와 「동키콩」의 창조 
3장 마리오의 투쟁: MCA 유니버설 소송 
4장 마리오의 초기 시절: 1983년 비디오게임의 추락 

PART 2슈퍼 에이트 
5장 마리오의 섬: 일본과 패미컴 
6장 마리오의 영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7장 마리오의 폭탄: 로스트 레벨 
8장 마리오의 강타: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의 성공 
9장 마리오의 형제들: NES와 게임보이 
10장 마리오의 방황: 세가와 제네시스, 잽싼 고슴도치 

PART 3달콤한 16 
11장 마리오의 충돌: 소닉과 마리오 최후의 결전 
12장 마리오의 우주: 풍성한 부산물 
13장 다재다능한 마리오: 마리오 페인트 
14장 마리오의 전진: 닌텐도의 디스크 
15장 마리오의 카트(릿지): 버추얼 보이와 3D의 재미 

PART 4세 번째 보상은 해고 
16장 마리오의 세계: N64 
17장 마리오의 커뮤니케이션 키트: 닌텐도 64DD 
18장 마리오의 난투: 게임큐브 
19장 마리오의 타임머신: 게임보이 어드밴스 
20장 마리오의 모험담: 영광과 그늘 

PART 5Wii가 챔피언이다 
21장 마리오의 혁명: 닌텐도 DS 
22장 마리오의 공주: Wii 
23장 마리오의 파티: 닌텐도에서의 3일 
24장 마리오의 전설: 닌텐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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