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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이따금 생각나는 음악

호테이 토모야스 라이브 인 서울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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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보이는 포토존(?)

2월 초에 공연 소식을 알았을 때는 못 갈 줄 알았다. 
현재는 육아에 한창 힘써야 할 때라 시간을 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내 경험상 일본 밴드의 라이브 콘서트라 하면 보통 오후 6시나 7시쯤 시작하므로 
끝나고 나면 아무리 빨라도 8시 반 정도고 늦으면 10시쯤 끝이 난다. 
귀가 시간을 고려하면 공연 관람은 정말 언감생심이라 티켓팅 날짜에 예매를 생각도 안 했는데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시작 시간이 오후 5시더라. (에휴 정보를 안 읽고 지레짐작을 해서는... ㅠㅠ)
그걸 알게 되니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매창을 열어보니 자리가 많이 남아서 예상외로 좋은 위치를 고를 수 있었다. 
게다가 우리 부인께서 이번에 안 가면 호테이 공연은 평생 못 볼 수도 있다며 
오히려 가라고 등을 떠밀어 주어 마음이 가벼웠다. 

공연장에 이 포스터 외에 별다른 전시용 이미지는 없었다. 혹시나 굿즈 판매대가 있는지 둘러봤지만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음.

공연장은 서울 삼성역 2번 출구쪽에 있는 KT&G 상상마당 3층. 
호테이 같은 초대형 아티스트가 요렇게 작은 데서 한다는 게 
놀라웠지만 덕분에 정말 가까운 위치에서(대략 15미터 정도 거리)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ㅠㅠ
공연 전에 아무래도 예전 히트곡 위주로 해주겠지 싶어서 
최근 곡들은 정말 대강 훑어만 보고 갔는데 
다행히 4곡을 제외하고는 전부 잘 아는 노래였다. 
4곡은 최근 앨범인 Guitarhythm VII의 수록곡이었고 
전날 부랴부랴 공부(?)를 해서 완전히 처음 듣는 건 아니었다. 

셋리스트는 이렇다. 
오프닝: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BE MY BABY 
스리루(굳이 표기를 따지면 스릴이 맞지만 이 곡 만큼은 스리루야. 
이 곡 인트로 시작과 함께 함성으로 공연장이 폭발하는 것 같았다.) 
안녕 청춘의 빛 
RUSSIAN ROULETTE 
(요쯤에서 인사를 했던가, 한두 곡 끝나고 인사를 했던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무튼 통역사 분을 불러서 한국에 온 소감이나 가벼운 농담 등을 했다. 전날 밤에 막걸리를 많이 마셨다고... 
또 서울에는 23년 만에 왔고 그때는 넷플릭스도, BTS도 없었던 시절이었다든가 
대머리가 되고 배가 더 나오기 전에 서울을 찾아서 다행이라고도 했다. 
공연 중간중간에 통역사가 필요 없는 짧은 표현은 그냥 영어로 했고 
통역사를 불러서 길게 코멘트를 했던 건 총 세 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어서 기타리듬7의 수록곡을 4곡 연달아 연주)
HIGHWAY STAR
MIDNIGHT SUN
Domino
Horizon
(코멘트를 하면서 보위 시절부터 자기 음악을 들은 사람들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보위 곡들을 3곡 뙇!) 
BAD FEELING 
마리오넷 
Dreamin' 
Stereocaster + 밴드 소개
FLY INTO YOUR DREAM

앵콜:
POISON
밤비나

20곡은 해주겠지 하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곡수가 적었다. 
그래도 최고의 팬서비스와 함께 깔끔하게 공연 마무리를 해주었고 
곧 다시 오겠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해서 또 다른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오늘 올라온 호테이 인스타그램 글을 보니 어제 공연에 대만족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올라온 글에는 가족사에 대한 회한(한국인 아버지로 인해 괴로웠던 과거, 정체성 문제)을 살짝 내비쳤는데, 
그런 점들로 인해 공연을 결정하기까지 주저함이 있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그런 복잡미묘한 감정이라든가 아픈 옛 기억을 털어내기 위한 발판으로서 내한공연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고. 
그간의 힘들었던 감정은 아마도 Horizon과 FLY INTO YOUR DREAM을 눈감고 연주할 때 
충분히 흘러넘치지 않았을까 싶다. 
에너지로 가득했던 어제의 공연이 호테이 자신에게 부디 큰 힘이 되었기를. 
그동안 영상으로만 접했던 최고의 연주와 퍼포먼스를 바로 눈앞에서 재현해준 
호테이 토모야스 아저씨(!)께 직접 전할 수는 없지만 서울에 와주어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출처는 호테이 토모야스 인스타그램(@hotei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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