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조던 TWO TREY라는 신발을 샀었다.
마이클 조던이 우승한 시즌에 신었던 몇 가지 신발 디자인을 짬뽕한 모델로,
조던 식스링스의 뒤를 잇나 싶었더니만 가차없이 아울렛으로 향한 그런 신발인데
나는 11탄과 12탄 디자인이 들어간 게 마음에 들어서 한족을 샀다.
(사실 처음에는 뭐 이따위로 디자인을 합쳤나 싶었는데 계속 들여다보니 왠지 모르게 끌려서...)
가끔 보는 유튜브의 WearTesters 채널에서 내린 평가는 '그해 최악의 신발' -0-
생김새가 조잡한 이유도 있지만 일단 아치쪽을 단단히 잡아주는 카본 플레이트나
그 비슷한 용도의 소재가 빠진 것이 문제였다.
영상에서도 보여주는데, 앞뒤로 잡고 힘을 주면 신발이 반으로 접힐 정도로 중족부 지지력이 떨어진다.
이왕 산 거 잘 신어보자 싶어서 가볍게 농구 연습용으로 신어 봤는데
짧게 슛연습 정도 할 때는 기본 깔창도 문제가 없었다.
그래도 기본 깔창만 써서 장시간 착용하면 발이 금방 피곤해질 것이라는
WearTesters 측의 설명 때문에 적당한 깔창을 찾아봤다.
그래서 고른 것이 카와사키 CFT-28.
중창이 쉽게 휘지 않으려면 깔창 밑에 아치를 단단히 잡아주는 소재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찾아보니 다양한 깔창이 있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니 카와사키 CFT-28이었다. 대강 한 족에 1~2만원 사이.
카본 플레이트나 TPU 정도는 아니라도 뒤축과 아치로 이어지는 연회색 소재가
약간의 강도를 더해줄 수 있어 보였다. 만져보면 무른 플라스틱 혹은
스티로폼을 압착해서 굳힌 것 같은 느낌이다.
약간은 유연성이 있으면서도 힘을 주어 보면 저항감이 느껴지는 정도의 강도.
온라인샵들 후기를 읽어보면 배드민턴 치는 분들이 많이 쓰는 것 같다.
조던 TWO TREY에 넣고 우레탄 코트에서 시험해본 바로는
기본 깔창보다 두께감이 더해지고 아치 쪽이 단단해져서
쿠셔닝과 안정감 양쪽에서 다 만족스러웠다.
조던 TWO TREY는 뒤축에만 동전만한 에어가 들고 앞축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가격은 비싼데 쿠셔닝이나 소재가 구리다고 욕을 꽤 들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CFT-28 깔창 앞축에 들어간 포론 소재가
그런 단점을 보완해준 모양이다.
조던 TWO TREY 외에도 리복의 카미카제2(과거의 레무스2, 위 사진) 역시
아치를 지지하는 소재가 없는 농구화인데 이 깔창을 넣으니 그런 단점이 보완되었다.
카미카제2는 발을 넣어보면 뒤축은 높이가 살짝 높으면서 앞축은 낮고
아치는 살짝 떠 있는 느낌이 드는 그런 신발인데, 이 깔창의 두께감과 아치 쪽 소재가
문제점을 일부분 상쇄하는 것 같았다.
리복의 퀘스천 미드에도 CFT-28을 넣어봤는데 궁합이 정말 잘 맞았다.
이런저런 신발에 깔창을 넣어본 바로는 신발 내부 공간이 넓을 때 특히 잘 맞는 듯하다.
신고 있는 신발 치수가 조금 크다든가 정사이즈라도 살짝 넉넉한 종류의 신발이라면
CFT-28 깔창을 넣어서 내부 피팅과 쿠션감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
깔창 사이즈는 어느 나라 기준인지 모르겠다.
39, 40, 41 이런 식으로 나가는 걸 보니 유럽 아니면 중국 같은데,
제품명은 일본스럽지만 생산지가 중국이니 중국 기준이려나?
처음 구매할 때는 웹사이트에 270으로 표기된 것을 샀는데 길어서 앞쪽을 일부분 잘라냈고
두 번째 구매할 때는 41(255)로 표기된 것을 사봤는데 신발 안에 넣었을 때 살짝 짧았다. ㅠㅠ
내 신발 사이즈 275mm를 기준으로 구매한다면 260이나 265에 해당하는 크기가
짧거나 잘라낼 것 없이 맞지 않을까 싶다.
아마 42나 43에 해당하는 듯한데 다음번에는 잘 알아보고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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