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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책

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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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조지 오웰의 《1984년》
1969년에 국내 출간된 번역서이다.
아버지가 아직 20대이던 시절에 읽은 책인 모양.
책장에 꽂혀 있길래 한참 동안 읽을 책 목록에 넣어뒀는데 올해까지 보지 않고 있었다.
어릴 때는 전기(傳記), 역사, 과학 관련된 책만 읽었고 고전을 읽을 만한 나이가 되어서는
책에 관심을 잃어서 이른바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그래서 이 《1984년》도 올해 처음 읽었는데, 아마도 더 어렸을 때 봤다면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큰 재미를 못 느꼈으리란 생각이 든다.

줄거리가 어떤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이니 생략.


소설 속의 영국 사회주의가 내건 슬로건. 이 슬로건을 뒷받침하는 사상적 체계가 매우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1969년판이다 보니 단어가 요즘과 다르게 영어 음역이 아닌 한자어로 병서되어 있다.
지금과 표기법이 다른 단어도 많은데 읽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내 관심거리가 '시간'이고 최근에 시간과 관련된 지식을 머리에 우겨넣다 보니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자연스레 그 점을 떠올리게 됐다.
1949년에 원서로 출간된 《1984년》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당시 세계가 맞이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미래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세계가 지금과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1950년대에 세계 곳곳에서 핵폭탄이 터졌다는 설정은
어찌 보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기에,
나는 이 소설이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지 않은 『실제로 있었을 법한』 과거를 그렸다고 생각한다.
양자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인류가 맞이할 수 있었던 평행세계 중 하나인 것이다.
아마 원서 출간년도인 1949년, 그리고 아버지가 젊었던 1970년대에 이 책을 본 이들은
'과연 다가올 1984년이 정말로 이럴까?'하고 의문을 품거나 흥미를 느꼈겠지만
지금 나는 '현세계와 다른 어딘가의 1984년, 그 시대에 내가 지극히 암울한 디스토피아에서 사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책 값이 580원이던 시절. 다음에는 최신 번역본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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