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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재미/책

생명의 느낌 & 유전이 요리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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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 모두 유전학과 관련된 책이다.
《생명의 느낌》은 2002년 초에 샀지만 완독한 기억이 없어 올해 다시 읽었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까지 군데군데 줄이 쳐진 걸 보면 끝까지 읽긴 했던 모양이다.
이 책은 유전학자 바바라 매클린톡(Barbara McClintock, 1902년 6월 16일~1992년 9월 2일)의 전기로 그녀의 독특한 연구관과 유전자의 자리바꿈을 발견한 업적, 20세기 유전학의 변화 방향을 다루고 있다.
그녀는 유전학계의 흐름이 줄곧 변화하는 와중에도 고전적인 연구 방법을 고수하며
'생명체와 소통하며 생명을 느끼는' 독특한 방식을 활용했다.
그 결과 다른 과학자들보다 몇 십 년 앞서 유전자의 자리바꿈 현상을 발견했으나
기존의 과학계와 너무도 동떨어진 연구 방식과 소통 방식 때문에 그녀는 오랜 시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그녀의 연구와 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바바라 매클린톡은 시대를 앞선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1983년에 생리학 분야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다.
그녀는 기계적이고 분석적인 과학을 버리고 자신 만의 길을 꿋꿋이 걸으며  생명을 온전히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전체와 부분을 하나로 보는 눈, 한 분야에 대한 완전한 몰입, 뛰어난 통찰력, 강한 인내심 등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학자들의 특성을 그녀는 모두 지니고 있었다.
생명, 또는 자신이 추구하고 알고자 하는 무언가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모든 것을 전체적으로 통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나는 이 책에서 전체와 부분의 연관성, 그것을 보는 능력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유전이 요리조리》는 다른 책 번역을 위해 참고하려고 읽은 책인데 유전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전공이 생물학과 화학을 다루는 쪽이라 유전학 역시 대학 시절에 약간 배웠지만 그때는 도통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 덕분에 지금에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2000년에 나온 책이니 대학생이던 그때도
읽을 수 있었건만, 나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 밖에... 아무튼 유전학에 대한 기본 개념을 확실히 잡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것과 별개로, 어떤 분야를 개략적으로 알고 아예 어려운 책을 보며 쩔쩔 매느니
차라리 이런 초중고생을 위한 책을 먼저 읽고 전체적인 흐름부터 확실히 이해하는 쪽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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